케이뱅크가 고객에게 다가가는 방법, CRM

2023. 12. 13.Tech

 

 
이런 앱푸시 많이 받고 계시죠? (광고) 표시를 보자마자 넘겨버리실 수도 있겠지만, 앱푸시 하나를 고객님께 보내기 전에 저희도 나름대로 심사숙고하고 많은 과정을 거쳐서 발송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프로세스를 간단하게나마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케이뱅크 데이터서비스팀에서 CRM 시스템의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윤지훈입니다. 고객관계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많이 들어봤음직한 용어이고 지금은 흔한 방법론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업점이 없기 때문에 CRM 시스템이 고객님들을 만나는 주요한 창구로써 더욱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얼굴을 마주할 수 없어 소통의 방법이 제한되기 때문에 앱푸시 하나를 보내는 데에도 정성을 다하고 있죠.
 

네이버 지식백과사전

CRM의 사전적 정의입니다. 지금 다시 보니 정확하게 요약한 문장인 것 같네요. CRM이란, 위의 설명처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맞춤형 마케팅을 전개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지하철역 앞에서 전단지를 나눠줄 때 그 사람의 성향과 배경을 미리 알 수는 없죠. 눈에 보이는 성별과 추측된 연령대 정도? 그래서 전단지의 내용이 받는 사람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그 사람의 관심사일지는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 마케팅이 성공할 가능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데이터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저희가 갖고 있는 최대한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고객님들이 혹할 만한 상품을, 불편하지 않을 방법으로 제시하는 것이죠. 케이뱅크의 CRM 시스템은 이 과정 전체를 총괄하면서, 보다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다 많은 방법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마케팅 플랫폼입니다.
 
 

Campaign

 
저희가 CRM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주요하게 사용하는 개념들을 하나씩 말씀드려 볼게요. 먼저, 캠페인입니다.
 
누가/언제/어디서/무엇을/어떻게/왜, 조리있는 말하기와 글쓰기에 꼭 필요한 6개의 원칙이죠. 캠페인이란, '누구에게' '언제'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 마케팅을 할 것인지를 '왜'를 담아서 설계한 하나의 단위입니다. 예를 들면, 점심시간에 30대 직장인에게 생활통장을 푸시 형태로 안내하는 것이죠. (아마 요즘 많이 받아보실 듯합니다.)
 

기본적인 캠페인 설계 형태입니다

물론 이 프로세스를 요청건별로 개발해서 발송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하면 개발기간과 인력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마케팅이 필요한 타이밍을 놓칠 수 있겠죠. 또 마케팅 성과와 고객의 성향에 따라 문구와 대상이 계속해서 변화할 수도 있어서 고정된 프로그램으로 개발하기엔 비효율적입니다. CRM 시스템에서는 이 각각의 단계를 UI상에서 컴포넌트를 통해 마케터가 쉽게 설계할 수 있습니다. 별도의 개발이 없이 플랫폼 위에서 마케터가 자유롭게 설계를 할 수 있고 변주를 할 수 있습니다.
 
 

 Segment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누구한테 보낼지입니다. 데이터가 여기서 꼭 필요하죠. 사용자가 직접 로직을 짜서 '일주일 내에 신용대출 한도조회 이력이 있는 30대 남성'을 추려낼 수도 있고, 과거 3개월치 거래이력을 기반으로 상품별 선호도가 높은 고객들을 뽑아낼 수도 있습니다. 아주 간단히는 이벤트 당첨자를 추려서 파일 형태로 업로드를 할 수도 있어요. 저희 고객분들을 어떠한 특성을 기준으로 목적에 맞게 분류한 집합을 세그먼트 혹은 고객군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이 고객군은 캠페인 내에서 마케팅의 대상이 됩니다.
 
그리고 CRM 시스템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대상을 선정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행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모아놓은 DW(Data Warehouse)와 BigData 시스템을 참조해서 고객군을 추출하기도 하고,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이벤트를 앱로그를 통해 감지하기도 합니다. 얼마나 정교하게 고객군을 뽑아내어 타게팅하느냐에 마케팅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무방하죠.
 
 

Fatigue

 
물론 모든 고객에게 모든 이벤트를 알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발송대상군의 숫자가 크니 성공건수로만 보면 오히려 더 높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하루에도 수차례 (광고) 푸시와 문자를 받게 되면 결국 피로도(Fatigue)가 쌓일 수밖에 없겠죠. 마케터 입장에서는 가장 경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저희가 마케팅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모수는 마케팅 동의를 해주신 고객분들인데, 피로도가 쌓이면 최악의 경우 앱을 지우거나 마케팅 동의를 철회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피로도 관리를 위해 저희는 타게팅 후 발송정책에 맞춰서 발송건수의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이 정책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푸시를 하루에 한 번만 받을 수도, 일주일에 두 번만 받을 수도 있죠. CRM 시스템과 같은 마케팅 플랫폼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통합된 체계 아래에서 관리가 되어야 이러한 접촉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겠죠.
 
이러한 접촉정책 외에도 수많은 제외조건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마케팅 동의 여부를 체크하고 있고, 이 외에도 사고신고가 등록된 고객이거나 탈회한 고객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마케터들이 선택한 필터링 조건들을 모두 통과해야만 실제로 푸시 혹은 문자가 발송될 수 있어요.
 
 

Offer

 
이젠 고객님들께 무엇을 보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어떠한 전달방식을 고르느냐는 마케터의 선택사항입니다. 문자(LMS)로 많은 콘텐츠를 담아 보낼 수도 있고, 푸시로 짧고 앱접근성이 높게 보낼 수도 있어요. 요즘은 카카오 알림톡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참! 케이뱅크 앱 내 개인화된 정보영역인 배너나 팝업도 어떤 콘텐츠를 노출시킬지 CRM 시스템을 통해서 제어를 하고 있습니다.

홈배너도 CRM 개인화의 결과물입니다

또 캠페인의 성과에 따라 고객님들께 이벤트 캐시백, 쿠폰 LMS 같은 직접적인 혜택을 보내드리기도 합니다. 케이뱅크 자체 리워드 체계인 행운상자도 CRM 시스템을 통해서 고객님들께 보내드리고 있어요. 이러한 혜택지급의 경우는 아무래도 실질적인 보상을 드리는 건이니 만큼, 혹시나 누락되지는 않는지 사고가 나지는 않을지 가장 주의 깊게 살펴보는 업무이기도 합니다.

 

 

Marketing Platform


이 각각의 개념들은 시스템 내에서 컴포넌트화되어서 사용자가 본인의 의도를 담아서 마음껏 설계를 할 수 있는 재료가 됩니다. 위에서 예시를 통해 보여드렸던 것처럼 단선적인 캠페인을 구성할 수도 있지만, 캠페인들을 엮어서 Wave 캠페인을 만들 수도 있고, 세그먼트를 세분화해서 오퍼별 반응을 비교/분석할 수도 있죠. 아래의 설계처럼 여러 개체를 조합하여 복잡한 캠페인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CRM 시스템은 마케팅 플랫폼으로서, 마케터의 생각과 목적을 시스템 내에서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캠페인 예시입니다


지금까지 CRM 시스템과 주요 개념들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 고객님들과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매번 조심스럽고 염려가 되는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희가 전달해 드리는 내용이 고객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정보였으면 하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광고) 표시에 너무 노여워하지 마시고 케이뱅크의 앱푸시가 날아오면 한 번씩 눌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